철도노조가 공공기관 성과급 지급기준 정상화를 요구하며 12월 23일 9시 무기한 총파업 돌입을 예고하고 있다. 공공운수노조는 철도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전폭적으로 지지한다. 철도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급 지급기준 정상화’는 정치 권력과 기획재정부 관료 집단에 의해 지난 15년간 일방적으로 불이익과 차별을 강요받아 온 비정상적인 상황을 이제라도 바로 잡아달라는 지극히 정당한 요구이기 때문이다.
철도와 같은 공기업은 정부의 <예산운용지침>에 따라 매년 월 기본급 500% 이내에서 성과급을 편성하고 정부의 경영평가와 기관의 내부평가 결과에 따라 차등 지급받고 있다. 다만, 경영평가 최하위 등급을 받아도 기본급 200%의 내부성과급은 지급되고 있는데 이는 200%가 직원들이 기존에 받고 있던 임금을 재원으로 만들어졌기 때문이다. 그런데 기재부는 지난 15년간 31개 공기업 중 철도공사에 대해서만 성과급을 기본급 전체가 아니라 80%만을 기준으로 편성하여 지급하도록 하고 있다. 다른 공기업보다 15년 동안 20%만큼 성과급에서 차별을 당해 온 셈이다.
문제의 시작은 이명박 정권 시기였던 200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 임금체계를 성과 중심으로 바꾸겠다며, 2009년까지 고정상여금을 기본급으로 포함시키도록 하고 이를 재원으로 성과급 제도를 정비했다. 그런데 철도공사 사장으로 부임한 경찰청장 출신 허준영 사장은 2009년 단체협약을 해지하고 노동조합을 탄압하였다. 결국 철도 노사는 다른 공기업에 비해 1년 늦게 상여금의 기본급화를 합의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철도공사의 상여금의 기본급화 합의가 기한을 넘겼으므로 인정할 수 없다며 성과급 지급기준을 기본급의 100%가 아니라 80%로 적용하도록 강요했다.
기획재정부의 일방적 성과급 삭감이 7년 동안이나 지속 된 후에야 철도 노사는 2017년 말 성과급 지급기준을 100%로 정상화하기로 합의했다. 그런데 2021년 갑자기 감사원이 성과급 지급기준을 정상화한 노사합의가 기획재정부 지침을 위반했다며 지적했고, 이를 근거로 기획재정부는 성과급 지급기준을 다시 80%로 감액하는 결정을 내렸다. 정부가 노사합의 불이행, 즉 임금체불을 강요한 셈이다. 이로 인한 임금체불액이 현재 5,568억이고 매년 746억원씩 늘어날 예정이다. 얼마 전 정부 업무보고에서 대통령이 “돈은 있는데 못 주게 해놓고, 결과적으로는 법 위반 상태로 운영되게 만드는 것 아니냐”며 시정을 지시한 기업은행의 임금체불 사태와 일맥상통한다.
당시 감사원은 왜 이러한 문제가 발생했는지에 대한 경과와 배경은 충분히 살피지 않았다. 왜 31개 공기업 중 코레일만 유일하게 ‘영구적’으로 20%의 성과급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지 따져 보지 않았다. 당시 감사원장은 현재 국민의힘 종로구 당협위원장인 최재형으로 역대 감사원장 중 유일하게 임기 중 정치권으로 직행한, 헌정 사상 초유의 ‘정치 중립 의무 위반’ 감사원장이다. 2021년 철도공사에 대한 느닷없고 비상식적인 감사의 이면에 어떤 ‘정치적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닌지 의심케 하는 대목이다.
결국 철도노조는 2024년 다시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파업 5일 차였던 지난해 12월 9일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가 철도노조를 방문해 문제 해결을 약속했다. 이후 국토교통부는 연구용역을 통해 해결 방안을 마련했다. 감사원의 확인이 있었고 기획재정부는 공공기관운영위원회를 열어 철도의 성과급 지급 기준을 100%로 정상화할 것을 약속했다. 철도노조는 이에 따라 지난 11일 파업을 잠정 유보했다. 그런데 기획재정부는 약속을 파기하고 성과급 지급기준을 100%가 아닌 90%로 조정하는 안을 공공기관운영위원회에 제출하겠다고 입장을 바꿨다. 왜 90%인지 철도 직원들은 또다시 성과급 불이익을 받아야 하는지 어떠한 합리적 설명도 근거도 없었다.
이처럼 철도공사의 공공기관 비정상적 성과급 지급기준은 공공기관의 운영이 권력 놀음과 정치 논리에 왜곡되고, 기획재정부 관료의 일방적이고 자의적인 통제가 지속되어 온 결과물이다. 이로 인해 철도 노동자는 지난 15년 간 성과급 불이익과 차별을 당해왔다.
이제 이재명 정부가 답해야 한다. 철도공사 성과급 지급 기준 정상화 약속을 어기고, 다시 앞으로 계속 불이익과 차별을 받으라 강요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불합리한 결정을 강요하고 노사합의를 무력화하고 임금체불을 강요하는 것이 대통령이 이야기한 모범 사용자가 맞는지 정부는 대답해야 한다.
공공운수노조는 이번 철도노조의 총파업을 단순히 철도노동자만의 문제로 보지 않는다. 철도 성과급 기준을 바로 잡는 것은 오랫동안 공공기관의 운영을 왜곡하고 공공성을 후퇴시킨 관료 중심의 일방 통제 구조를 바로잡는 일이다. 정권의 이해관계가 아니라 국민의 편에서 공공기관을 바로 세우는 일이다. 공공운수노조는 이 투쟁이 승리할 때까지 조합원과 시민의 지지와 연대를 조직하여 철도 노동자와 함께 할 것이다.
2025. 12. 22.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