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7월 30일) 기획재정부 장관이 위원장으로 있는 공공기관 운영위원회(이하 ‘공운위’)가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 기준을 반영해 각 공공기관의 총인건비 모수를 증액하기로 의결했다. 지난해 말 대법원이 통상임금의 범위를 확대하는 판결을 내렸지만, 공공기관에서는 총인건비 제도의 장벽에 가로막혀 그 취지가 현장에 제대로 반영되지 못해왔다. 이번 결정은 늦었지만, 기획재정부 지침이 대법원 판결조차 무력화해 온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은 의미 있는 진전이다.
이번 공운위 결정은 공공운수노조 산하 공공기관 노동자들의 단결된 투쟁이 만들어낸 값진 성과다. 공공운수노조는 지난해 12월 26일 열린 <공공기관 총인건비 제도 개선 및 노정교섭 촉구 기자회견>을 시작으로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의 온전한 적용을 위해 끈질기게 투쟁해왔다. 대선 시기 정책 개입을 비롯해 5월 1일 노동절 투쟁, 6월 21일 양대노총 공공노동자 총력투쟁 결의대회 등 수차례의 광장 투쟁을 통해 지속적으로 통상임금 문제 해결을 요구해왔다.
통상임금 대법 판결을 반영한 총인건비 모수 증액의 쟁취는 공공기관 노동자들과 기획재정부 간 노정교섭을 통해 이뤄낸 성과이기도 하다. 이번 공운위 결정을 앞두고 양대노총 공대위와 기획재정부는 두 차례의 노정협의를 진행했으며, 단 두 차례의 협의만으로도 합리적인 대안이 도출됐다. 이는 앞으로 공공기관을 민주적으로 운영하고 불합리한 제도를 바로잡기 위해 노정교섭의 제도화가 필수적임을 다시 한 번 여실히 보여준다.
이번 결정엔 여전히 보완해야 할 지점도 남아있다. 기획재정부가 주관하는 공운위 결정은 공기업, 준정부기관 그리고 기타공공기관에 적용되는 조치다. 지방공공기관에도 통상임금 대법원 판결이 온전히 반영되기 위해서는 행정안전부의 추가적인 조치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는 이번 공운위의 총인건비 모수 증액 결정이 지방공공기관 현장에도 바로 적용될 수 있도록 관련 지침을 서둘러 개정해야 한다. 나아가 총인건비 인상한도를 증액하더라도 정부 예산 수반 기관의 경우 실제 이를 집행할 수 있는 예산지원 조치도 추가적으로 필요하다. 정부의 예산지원이 뒤따르지 않는다면 많은 기관에서 이번 조치는 실질적인 변화로 이어지지 못할 것이다.
통상임금 문제에서 의미있는 진전이 있었지만 여전히 공공기관 현장에는 해결해야 할 과제가 많이 남아있다. 무엇보다 공공기관 현장에 인력이 부족하다. 통상임금 문제의 근본적 해결은 단순히 체불된 임금을 지급하는 것을 넘어 부족한 현장인력을 충원해 시간외 노동, 휴일 노동의 발생 자체를 줄이는 것이어야 한다. 그런 점에서 공공운수노조는 공공기관의 인력감축과 구조조정을 강제해온 윤석열 정부의 대표적 악덕지침인 혁신가이드라인의 즉각적인 폐기를 요구한다.
공공기관 총인건비 제도는 비단 통상임금 문제 외에도 임금격차 확대, 실질임금 삭감, 단체교섭권 침해 등 다양한 문제의 원인이 되고 있다. 제도 전반에 걸친 전면적 개선이 꼭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노정교섭이 필수적이다. 노정이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대안을 도출한 이번 사례가 일회성에 그치지 않도록 노정교섭을 법률로써 보장해야 한다. 직무성과급 도입 강요와 같이 정부의 일방적 정책추진으로는 공공기관 현장이 좀처럼 나아지기 어렵다.
공공운수노조는 오늘의 값진 투쟁 승리 경험을 밑거름 삼아, 앞으로도 공공성을 강화하고 노동권을 확대하는 길에서 멈추지 않고 전진할 것이다.
2025. 7. 30.
전국공공운수사회서비스노조